오늘의 만원

티끌을 모으면 정말 티끌일까

northpole1019 2023. 2. 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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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한 달간의 언아더월드

알람이 울린다. 사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나는 이미 깨어 있었다.

더듬거리면서 침대 가장자리에 놓고 잔 핸드폰부터 연다. 아직 눈이 다 떠지지도 않았는데...

폰을 켜자마자 쏟아지는 밝은 빛에 눈물이 날 정도지만 나는 익숙하게 루틴을 시작한다.

날씨를 확인한다. 언제부터 미세먼지 지수를 이렇게 체크하게 되었는지... 시골서 나고 자란 나는 이런 일상이 늘 안타깝고 애석하다. 가끔은 눈물이 날 만큼. 다음은 페이스북을 연다. 근 몇 년간은 댓글하나 남기지 않고 있으면서, 알고 있던 이들의 근황을 습관처럼 확인한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지인들의 밤사이 안녕을 확인하고 이제 유튜브를 연다.

 

요즘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 사는지 유튜브 알고리즘은 다 알고 있다. 매일 보는 영상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관련된 영상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신기하다. 이건 마치 내 머릿속 로드맵을 보는듯한...

내 화면속에는 요즘 핫한 신흥부자들이 가득하다. 언아더클래스로 보이는 대기업 회장님, 유명한 스포츠인, 연예인과 같은 이들이 아니라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나와 같은 보통의 서민(이건 희망사항이다..)이었다는.

그야말로 보통의 신흥부자들이었다.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들의 영상을 지난 한달간 정말 많이도 보았다. 마치 종교 같았다. 전달력이 참 좋은 사람들이었다. 용기를 주고 실행력을 강조하고 때때로 가슴이 웅장해지기도 했다. 나중에는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듯 메모하면서 참 열심히도 준비했다.

나의 마음을.

사실 결심은 빨리 섰다. 나도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먹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다였다. 영상 속에서 알려주는 노하우들. 소득의 파이프라인들을 구성하는 일이 정말 먼 나라 이야기처럼 아련했다. 노트북을 열어 놓고 한자도 적지 못한 날이 수두룩 했다. 스마트스토어, 블로그작가, 심지어 유튜버... 머릿속으로 실행하는 나를 다 그려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안의 소심이는 치를 떨었다. 난 못할 것 같아....  그렇게 한 달이 채워지고 있었다. 

 

2. 내 세상을 찾았다

유튜브는 정말 천재인걸까.

내가 지쳐갈 즈음 갑자기 짠테크에 대한 영상들을 보여준다. 신기방기.

그중에서도 나는 앱테크에 꽂히고 말았다. 사실 이십 대 때부터 설문조사 포인트나 광고 보고 포인트 쌓기 같은 앱테크를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한 번도 꾸준히 하거나 쌓인 포인트를 활용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간절함은 정말 힘이 큰 것 같다. 잔고가 바닥난 나는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앱테크들을 들으면서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다시 내 안의 소심이를 소환해 본다면, 초반에 고민하던, 비즈니스에 가까운 소득파이프라인들에 비하면 이것은 손쉽고 나 홀로 열심히, 마치 인형 눈알 붙이는 부업인 듯 그렇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나도 경제적 자유라는 명분하에 뭐라도 시작할 수 있음에 대한 숨 트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포인트를 주고, 기업체에서 하는 투표에 참여하고, 다녀온 곳에 대한 리뷰를 성실히 남기고..

이런 소소한 것들이 지난 24시간의 나에게 돌파구가 되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돌파구일 뿐. 이런 눈알 붙이기를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런들 어떠하랴.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천리길은 한걸음 부터고..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할 수도 있다고 하셨으니....

가 본다. 소심이지만 한 발을 떼었다. 

이 앙증맞은 짠테크를 시작하면서 드디어 이렇게 블로그에 끄적이는 고백 아닌 고백을 할 용기도 얻었으니, 행복한 날이다.

 

앱테크화면
[투표하는 앱테크 화면]

 

 

재테크 노트북
짠테크를 결심하고 매일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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