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에서 물에 젖었다가 말랐는지 꼬깃해진 문화상품권 한 장이 나왔다. 생각해 보니 1년도 넘은듯한 상품권이었다.
아들이 선물로 받은 상품권이었다. 문화상품권을 등록해서 게임아이템을 살 수 있다면서 소중히 번호를 긁는가 싶더니 이내 울상이었다. 딴에는 잘 하겠다고 물티슈를 깔고 긁었다고 하는데, 문화상품권 번호 부분은 이미 젖어 찢어지고 숫자는 절반정도밖에 보이질 않았다. 울먹이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이건 엄마가 쓸게 하고 5천 원 아이템을 아이에게 다시 선물했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그 일을 마무리 했다. 짠테크를 실천하는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돈도 돈이지만 아이에게도 잘못한 것 같아서 사실 후회가 남는다. 끝까지 방법을 찾아서 제대로 같이 해결했다면 좋았을 것을...
꼬깃해진 상품권을 들고 대표번호로 전화를 했다.
충격이었다.
지워지지 않고 보이는 숫자가 10개 이상인지를 확인한 후 내 핸드폰으로 pin번호라는 것을 곧장 보내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것도 알아보지 않고 지갑속에 2년을 넣고 다녔구나... 아휴...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한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날도 한몫은 했겠구나 싶은 자책이 들었다.
핀번호를 받았으니 컬처랜드 앱으로 들어가 18자리 번호를 입력했다.
곧바로 5,000원의 컬처캐시가 적립되었다. 기쁘고 장하고(?) 뿌듯했다. 벌써 지난날의 한심한 자태는 잊은 것이다... 이런이런..
화면을 보면서 좋아하다가 순간 아이가 이모에게서 받은 온라인문화상품권 3만 원 건도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휴~ 난 뭘 하고 산 걸까.. 이것도 컬처캐시로 바꾸고 싶었다.
종이상품권이 아니라 온라인 상품권이니 이번에는 컬처랜드에서 교환소로 갔다.
카카오톡 상품권 교환소에서 온라인으로 받은 12자리 번호를 입력하니 이 역시 문자로 18자리의 pin번호가 왔다.
같은 방법으로 충전소에서 번호를 입력하니 3만 원은 금세 컬처캐시가 되었다.
사실 쭉쭉 진행한 것처럼 적었지만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두 시간은 걸린듯하다.
누군가 나의 독백 같은 이 글들을 본다면 금방 눈치채겠지만, 나는 유독 이런 것에 약하다. 사실 별로 잘하는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회사를 다니고 커리어를 쌓고, 필요한 돈을 벌면서 살아온 것이 신기하다는 얘기도 농담반 진담반 가끔 듣는다. 귀차니즘인지 센스가 영 없는 것인지 뭐가 딱히 궁금하거나 재밌거나 흥미롭지 않은.. 나는 그런 밍밍한 사람 같다. 그저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회사에 다니면 그 회사의 업무에만 전력질주 하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주제로 돌아가야 한다...)
컬처랜드에는 어느새 4만 원의 캐시가 쌓여 있었다. 꿈인가 생시인가
5천 원은 어디 이벤트에서 받아두었던 것이다. 욕심이 났다. 난 요즘 [하루만원]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는데.
오늘도 만원의 수익을 내고 싶은데, 이걸 현금으로 바꿀 순 없을까... 검색을 하니 찰떡같이 누군가 안내해 준 가이드가 나온다. 그대로 따라 했다. 페이코라는 앱을 통해서 각자 원하는 포인트나 페이로 전환을 한다. 나는 네이버페이가 있어서 네이버페이를 골랐다. 약 8퍼센트의 수수료를 내고 나머지 금액 36,800원 정도를 내 계좌로 입금받았다.
앱테크로 한 땀 한 땀 부업을 하면서 3,000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고 환급을 받다니.. 잠시 현타에 망설였지만 [하루만원] 미션의 수익을 현실화하고 싶었다. 오늘도 통장에 36,799원을 입금했다. 어찌 보면 억지다. 돈을 번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방치한 문화상품권을 살리고, 폰에 저장된 채 수개월이 지난 상품권을 현금화했을 뿐이다.
이런 작은 노력조차 그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움과 반성이 더 큰 자산으로 입금된 건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아이에게 자랑했다. 그 상품권을 살렸노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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