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원

미니멀리즘도 돈이 되는 세상

northpole1019 2023. 2.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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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나

부업을 시작하기 전인 2~3년 전부터 나는 집안 곳곳에 오래 묵고 쌓아두기만 한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었다. 오래도록 맞벌이로 일만 하다가 40이 넘어 덜컥 준비 없이 전업주부가 되고 나서 보니 그간 늘려온 살림살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도대체 이런 걸 왜 샀을까 싶은 물건부터 의미가 있는 물건임에도 먼지 가득 방치된 물건들까지..

 

하루아침에 처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몇년의 시간을 두고 보일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버렸다...   그냥 다....

 

그러다 짠테크를 시작하면서 당근어플을 다시 열어보았다. 아! 재활용과 쓰레기로 허무하게 날아가버린 나의 묵은 짐들...

내다 버린 그 많은 살림살이 들이 머릿속에 스쳐가는데 속이 많이 쓰렸다. 

 

미니멀리즘

멋으로만 실행한 것 같은 허무함도 스쳤다. 실속 있게 현명하게 물건들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세상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다. 알아보는 만큼. 가진 정보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는 먼저 나의 철부지 아날로그의 세상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늦은들 어떠랴... 이제라도 정신 차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자. 다독이면서 베란다에 방치된 인덕션을 미련 없이 찍어서 당근마켓에 올리고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했다. 내 마음이 너무 많이 서운하지만 않을 정도로.... 

 

또 우리 집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을 들여다봤다. 책을 좋아하고 다 읽은 책도 무조건 보관하는 책러버지만 내 마음이 달라져서일까... 아이가 자라고 학년이 너무 많이 지난 책들을 굳이 끌어안고 살 이유가 있을까 싶은 합리적 의심과 함께 80권이 넘는 전집하나를 골라서 이 역시 당근으로 처분했다. 당근은 비싸게 팔 수가 없다. 연락이 오는 이들이 고맙다. 묵은 살림들을 기꺼이 재활용해주겠다는 그 부지런함과 알뜰함을 난 전에 가지지 못했었다. 그 멋짐에 오늘도 싸게.

 

요즘 각종 경제유튜버들의 짠테크나 부업 영상을 정주행 하고, 공부하듯 메모하고 계획을 세워 시작한 나의 첫걸음은 이렇게 작고 작은 실행들이다.

 

나의 이 작고도 비장한 결심과 실행은 이제 만 3일 정도를 지난다.

아직 먼 것이다. 뭐가 뭔지도 잘 모른다.

하고 있는 앱테크가 여러 개인데 아직 그 속성들을 정확히 다 모르는 것들도 많이 있다.

그저 알람을 모두 활성화해 놓고 알람이 있으면 그 어느 때보다 성실히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일요일 오늘.

나는 인덕션을 팔아서 14만 원을 벌었다. 15만 원을 제시했지만 쿨거래하면 네고가 되겠느냐는 상대방의 질문에

마음이 빙그레 해졌다. 그래서 만원을 깎아주었다.

은근히 바람찬 날이었던 일요일 아침에 누군가의 엄마인 낯선 여자분과 나는 그렇게 거리에서 거래를 성사했다.

 

입금을 받고 돌아서는 발걸음에 웃음이 절로 난다.

그냥 두면, 그냥 묵은 살림인데 잘했어(토닥). 오늘도 나를 칭찬해 본다.

작은 부업들을 시작하면서 빼두었던 파킹통장에 수익금(?)을 넣었다.

 

내일의 만원도 미리 생각해 본다.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할까.

요즘은 명절날 어린아이들도 만 원짜리 주면 서운해한다는데... 막상 고정 소득원이 없는 주부가 되고 나서 하루에 만 원의 소득을 발생시키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뚜벅뚜벅. 센스 없고 느리지만 계속 알아보고 발전해야지.

그건 잘하지 내가!

당근판매
당근거래후 입금 받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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