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는 참 나이를 먹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다른 엄마들은 사십이다 오십이다 하는데 우리 엄마는 아직도 서른몇 살. 다음 해에 또 물어봐도 서른몇 살. 그렇게 엄마는 영원히 서른몇 살 일 것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제는 그때의 엄마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중년이 되었지 뭡니까.. 그만큼 나의 엄마도 이제는 육십을 넘긴 할머니가 되었는데 그 삼십여년의 공백이 정말 순간이동 마냥 짧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병원에 함께 다녀오는 길에 장에 들러 꽃나무를 사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나무가게에 들러 꽃나무를 이십여 그루 샀습니다. 오래전 담장이 무너져버려 휑한 뒤뜰에 다시 울타리를 만들고 싶다면서.. 집에 오자마자 호미를 들고서는 부리나케 사철나무를 심어놓고 어찌나 어린애마냥 좋..